솔직히 저는 로맨스 영화라면 거의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. 그런데 《셰이프 오브 워터: 사랑의 모양》을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. 인간 여성과 수중 생명체 사이의 사랑 이야기라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는데, 막상 보고 나니 이렇게 애절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강한 여운이 남았습니다.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지,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.말없이도 통하는 교감, 이 영화의 출발점일반적으로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대화, 고백, 설득의 과정이 중심에 놓인다고 알려져 있지만,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공식을 완전히 뒤집습니다. 주인공 엘라이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수어(手語)로 의사소통하는 여성입니다. 수어란 ..
캐나다 퀘벡 영화 《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》는 제목부터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. 2023년에는 제80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린 독립 병행 섹션인 제20회 지오르나테 델리 아우토리에서 GdA 감독상을 받았습니다.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저도 잠깐 멈췄습니다. 이렇게 긴 제목을 가진 뱀파이어 영화라니,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.뱀파이어 영화지만 공포보다 블랙코미디에 가깝다뱀파이어 장르라면 보통 무엇을 기대하시나요? 저는 처음에 어두운 성과 무고한 희생자, 피 냄새가 가득한 공포 분위기를 떠올렸습니다. 그런데 예고편을 재생하는 순간, 낯선 프랑스어 대사와 함께 잔잔하고 엉뚱한 분위기가 흘러나왔습니다. 제가 예상했던 뱀파이어 영화와는 ..

